그게 좋더라/윤삼열
이제는
가슴 설레는 사람보다
마음 편한 사람이 좋더라
살아갈수록
지식과 정보를 담는 것보다
마음 담고 정 담는 게 좋더라
이 나이에는
얼굴 마주보며
차 한 잔 하는 게 좋더라
언제부턴가
취미 생활보다
따뜻한 사람 만나는 게 좋더라
나이들어 가며
밥 사는 게 좋더라
같이 밥 먹는 게 좋더라
없을까/윤삼열
모든 허물 드러내고
울고 웃다
가슴이 씻어지는
그런 사람 하나 없을까
밤을 지새우며
쏟고 또 쏟아내도
젖고 또 젖는
그런 사람 하나 없을까
생각만으로도
죽이 맞고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편한
그런 사람 하나 없을까
보고 또 보아도
언제나 사랑스럽고
복스러운
그런 사람 하나 없을까
아무렇지 않은 척/윤삼열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라오
보일 수 없어
어쩔 수 없어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거라오
솔직히 말할 수 없어서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미안하고 서툴러서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지만
힘들고 버겁게 살아간다오
아파하는 것보다
아프지 않은 척이 덜 아프니까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괜찮다고 말해야
더 어두워지지 않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결코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