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북트래블(72)(2021.05.02.주일)
<아름다움,그 숨은 숨결>(마종기 산문집)(주) 넥서스(2021)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2021년 봄 마종기
1.마종기 시인(1939~ 올해 82세)은 의사인데 무용,미술,음악등 예술 전반에 조예가 깊다.아마도 동화작가이었던 아버지 마해송과 한국 최초의 현대 무용가였던 박외선의 피가 면면히 흐르기때문일터이다. (예술 전반에 걸친 교양과 예술을 바르게 감상할 줄 아는 눈과 귀와 머리를 갖는 것이라며 관심두기를 바라셨다)작년에 시인이 펴낸 시집 <천사의 탄식>을 음미했었다. 서점에 갔더니 그의 산문집이 나와 너무 반가웠다. 시를 풀면 산문이 되고,산문을 압축하면 시가 되는 것이다. 이 산문집은 저자가 오랜 이국의 땅에 살면서 진한 외로움을 달래주고 힘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준 모든 예술,독서,여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음악듣기,그림보기,독서,믿음,여행등이 저자 인생인 꽃화분을 오래 편하게 해 준 흙과 비료와 단비 같은 물이었다고 고백한다.저자는 꽃나무 화분이고 평생 키운 꽃은 의사라는 생업과 시이다.
작곡가 이병우가 말하길 "눈물이 하얀 눈꽃으로 내려와 무거운 삶의 발자국을 지워주는 이야기"이다.
2. 이국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문학으로 승화시켰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의 빛이 저자를 강하게 잡아주고 지켜주었다.
3.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이 인간으로 자유롭다는 것을 스스로 일깨우고,자기 감성의 자유로움을 즐기는 것이다.
시인은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비 오는 날에는 자주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기회를 찾는다. 아무 곳에서나 책 읽기를 좋아하고,시 생각이 나면 아무 데서나 종이에 끄적거린다.
4.1960년대 어쩔수 없이 떠난 미국으로 이민,낯선나라와 낯선풍경속에서 느끼는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묻어난다.
5.시인에게 시는 사랑의 한 표현방법이고 체온의 나눔이고 생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다. 시는 삭막한 세상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시인의 관심사는 언제나 삶과 죽음,고통과 희생과 보살핌이다.꿈꾸는 사람만이 자신을 소유한다.
시를 쓰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것도 보고 싶어서이고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듣고 싶어서이다. 고향(은 나그네 됨을 벗는 곳이다)과 귀향본능이 시의 근간이다.
6.문인은 자기가 쓴 작품으로 말하고 화가는 오직 자신의 그림으로 말해야 한다.
7.태어나고 죽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병원의 의사로서 영혼의 옷깃을 보는 듯했고 모국어도 없고 가까운 친구 하나도 없는 외국에서 일상의 외로움을 시로 승화시켰다. 세월이 흘러 서울에는 가까운 일가친척이 한 명도 없다.
8.'사람이 완전히 죽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완전히 모두에게 잊혀져야 한다.잊혀지지 않은 사람은 아직 죽은 것이 아니다.'
19 세기의 영국 작가 버틀러
9.이국생활의 외로움과 답답한 마음을 녹여주고 고달픈 의사생활의 위로와 윤활유는 미술관나들이와 연주회(어릴 때주터 음악을 좋아했다)구경이다.
어릴 때부터 영화보기를 즐겼고 아카데미 시상식 광경을 보고 최우수작품상에 오른 10여편은 매해 다 본다.
*혜화동 로터리에 있는 동양서림(장욱진 화백의 부인이 운영하다가 현재는 집안분이 운영중)-지나가면서 본 적이 있다.
10.좋은 시인이 되는 첩경이 좋은 음악을 많이 드는 것이다.
11.아름다운 것에 대한 경외심을 키우고 예술을 즐기는 것은 인생을 깨끗하고 윤택하게 해준다.
12.세상에서 부끄러운 일을 많이 안 하면서 살고 싶다.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나 자신을 바르게 살게 하는 힘이 된다.저자는 가끔 고국,조상,뿌리때문에 우울해진다.
13.우리에게 묵상의 시간을 건네주는 겨울,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허락해주는 계절이 겨울이다.
14.가훈
"웃는 낯으로 살자.남을 아끼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자"
15.시인 지망생에게 좋은 시집은 최고의 선생이다.신춘문예나 등용문을 통과하고 시인 칭호를 받은 시인이 대략 4만명이다.
16.시인의 아내는 문학에 관심이 없고 아이들은 아예 한글을 잘 읽지도 못한다. 외로움은 시라는 씨앗을 심는 가장 비옥한 땅이다.
시인은 선구자고 선험자고 길잡이이자 현자이다.
17.'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도스토옙스키
18."음악은 모든 지혜,모든 철학보다 더 드높은 계시다.예술은 내게 살아 있는 신이다." 베토벤
19.예술은 감동이 생명이다.
"나는 내가 쓴 시가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내 시를 누가 먹어버리거나,숨쉬어버려서 그대로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물론 그래서,내 시가 잠시만이라도 그 사람의 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