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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펀펀공지사항

by 조작가의 책세상 2021. 7. 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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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윤삼열

팔팔 끓듯이
이글거리는 8윌의 태양이  
턱밑까지 찾아와 부레끓이고
매미는 고성방가 질러대고
새들의 지저귐은 요란해도
나무는 청청 푸르르고
하늘 구름은 유유히 흐른다

화염같은 불볕 더위에도
초록의 파장은 더 짙어지고
곡식과 과일은 옹골차게 여물듯
나도 고흐의 해바라기처럼
보란듯이 팔팔하게  
온 몸을 활 활 불사르며
여름의 삶으로 타오른다

자신의 삶을 불사조처럼 태워
해바라기로 되살아난 고흐가
아를 들판 같은 내 가슴을 태우며
8월의 해바라기 태양은 내게
강렬하게 입맞춤을 해댄다
더욱 뜨겁게 불사르라고
더욱 알차게 영글어 가라고

* 아를:
고흐가 사랑한 남프랑스 프로방스 마을

비밀의 숲/윤삼열

홀로
언제든
조용히 걷고 싶은
나만 아는 비밀의 숲

어떠한 방해도 없고
누구도 다치지 않는
오직 고요만 가득하여
기도와 감사가
차곡차곡 쌓이는 숲

때론 꿈도 꾸고
상상도 하고
어리석은 착각도 하지만
은밀한 빛이 비치는
골방 같은 숲을 거닌다

비문증/윤삼열

보이기 시작했다
날파리가 보인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내 눈의 들보가 보인다

흐려지기 시작했다
견물생심이라고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며
눈 먼 사랑만 하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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