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아니라 식당의 종업원이 되니
예전에 미처 몰랐던 것들을 하나 둘 알게 된다
갑과 을 입장이 바뀌어서 보는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감사합니다로 화답해주면
피곤이 싹 가시더라
마감직전에 오는 손님은 달갑지 않더라
손님이야 그 시간에 올 수 밖에 없겠지만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가기 전까지는
청소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숯불갈비집에서는 숯불 물받이 그릇씻기
숯불주머니,숯정리,연기통세척,바닥청소,밀걸레빨기등
할 일이 태산이다 내일로 미룰 수는 없다
손님이 있으면 시간이 뒤로 미뤄진다
다음부터는 막차 손님이 되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의 눈총을 받으며 먹는 식사가 살로 가겠는가
하루종일 서서 근무하는 종업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한마디라도 해주고 싶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팁 문화가 정착 안 되었지만
고기를 익혀주는 무명씨에게
슬며시 건네주는 파란배추는
어쩌면 박카스가 될 수 있다
예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는 귀한 시간이다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다
T.S.엘리엇의 노래가
사이렌이 된다
그래도
불볕더위 속에서
감사함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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