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가의 생활일기(4)
(2021.03.21.주일)
마음이 평화로운 주일이다. 한 주의 삶을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시는 절대자에게 감사하고 한 주를 계획한다. 달력을 보면 일요일부터 시작할까? 신자들에게는 빨간 날 일요일이 한 주의 시작인 셈이다. 절대자에게 예배를 드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한 주를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런지.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적당한 휴식과 쉼이 일하는데 도움이 되고 능률을 높여준다.
휴식과 쉼에 있어 여행만한 게 없다.먹고,마시고,자고,걷고,이야기하며 오감을 통해 낯선 곳에서 온몸으로 경험한다.소유보다는 경험하는 데 돈을 써야 한다.
내 몸의 세포들이 살아나고, 인사이트가 생긴다.같이 여행하는 도반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장점이 있다. 스승으로 삼아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이다.
어제는 한양대 국문과 교수인 정재찬의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다시 읽었다. 시를 통해 우리의 감성을 깨우쳤고, 시와 담을 쌓고 지내는 공대생들에게 감성의 세례를 주었던 저자이다.
시는 유리창과 같다고 한다. 닫힌 문으로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책 내용 가운데
밥벌이편에서는 가슴이 먹먹하고,부모편에서는 자식에서 어느새 부모의 자리에 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나는 훌륭한 아버지인가? 자문하게 된다.자식을 자기가 낳았다고 해서 죽이거나 함부로 하는 세태이다보니 다시 한번 자녀는 내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자각이 필요한 때다. 아들은 아버지의 등을 바라보고 자란다는 말은 내 가슴판에 새겨져 있다.
일전에 군 제대 후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미래의 불확실성때문에 좌충우돌하지만 나름 주관이 서 있었다. 힘겹게 보낸 사립초등학교6년이었는데 아들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한다. 어느 부모가 자식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지 않겠는가! 저마다 경제적 수준이 다르고 형편이 다르기때문에 못 하는 것이다.'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소설 속에서나 나옴직한 문구가 되어버렸다.
코로나19이후에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지고 플랫폼을 갖춘 소수만이 사회의 최고위층을 차지하여 부와 명예를 거머쥘 것이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나 봉준호의 <설국열차>처럼 층과 칸이 달라 그들만의 리그가 생긴다.이게 향후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다.
그러나 인생이란 누구나 공평하게 남녀노소,신분고하 상관없이 죽음을 맞이한다.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너무 돈에 기죽지 말라. 하루 세 끼먹는 것 똑같다.어쩌면 우리는 날 때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성경에서도 인간을 에노스(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한다.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람은 하루 하루를 허투루 살지 않고 살아간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잊지마라.
지하철을 탔는데 세 명의 남학생들이 똑같은 색깔의 레깅스를 입고
고개를 떨구며 자고 있다.나도 저 나이때가 있었는데 벌써 지천명을 넘어 버렸다. 인생은 클로즈업으로 보면 비극이지만, 롱숏으로 보면 희극이다.(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찰리 채플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싶다.'
<푸르른 날>(서정주 시,송창식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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